이 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무현 대통령의 전날 '신당 반대' 발언과 관련,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공개적으로 반박한데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다"면서 노 대통령의 발언 취지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실장은 "지금까지 열린우리당 내에서 몇 달째 정계개편, 통합신당 논의들이 무성했지만, 그 실체에 대해 한번도 얘기한 적이 없고, 어느 분도 말씀을 해주신 분이 없다"고 전제한 뒤 "대개는 민주당과의 통합문제를 얘기하는 분들도 많다"며 "그런 차원에서 어제 대통령이 하신 말씀에 대해 당이 그렇게 대응하는 것은 선후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정계개편, 통합신당에 대한 무성한 얘기들이 있었지만 당론을 거쳐서 얘기가 나온 것도 아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개별적 정치 입지를 위해서 대통령과의 구시대적 차별화 전략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받을 만한 발언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이어 "개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대통령을 흔들고, 차별화하는 전략은 과거에도 그랬고 정치사에서 성공한 적도 없고, 성공할 수도 없는 구조"라며 "서로 국정에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우리당에 대한 탈당을 기정사실화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이 정치에서 손을 떼고 국정운영에 전념하라'는 여당측 주장과 관련해 이 실장은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전념하는 일 외에 무슨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되묻지 않을 수 없으며 안보, 경제문제는 국내에서든, 해외순방에서든 한시도 대통령이 손을 떼거나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그런데 계속 당에서 대통령이 정치에서 손을 떼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정치를 어떻게 했는지 그 부분도 설명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이 정치에 매몰돼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매우 온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굳이 정치적 발언이라면 국회가 표류상태를 면치 못하고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흔들기를 계속하고 대통령 인사권을 흔드는 정치공세에 대해 대통령이 반응을 보이고 의견을 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을 정치라고 한다면 어느 나라 어떤 대통령도 그런 의견 제시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열린우리당은 모든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의 책임만을 얘기하는데, 과연 열린우리당도 그런 면에서 얼마 만큼 책임있게 임해왔던 가에 대해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특히 대통령이 과거와 달리 당에 대해서 어떤 권한, 권력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열린우리당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열린우리당의 정책이나 의회활동 대상은 한나라당이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에 몇 가지 열린우리당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밝힌 것을 갖고 당이 그렇게 말씀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말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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