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탈북자 57%만 “국제사회 식량지원 알아”

  • 입력 2006년 12월 9일 03시 02분


중국 내 탈북자 중 40% 이상이 국제 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으며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탈북자 중 96% 이상이 식량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www.hrnk.org)는 7일 장윤옥 연구원 팀이 2004년 8월∼2005년 9월 북-중 국경의 9개 지역에서 탈북자 13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한 지 10년 가까이 되며 지원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북한 전체 주민 중 3분의 1이 혜택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탈북자 중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57%에 불과했다.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 사실을 알고 있는 탈북자 중에서는 불과 3%정도만이 지원을 받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나머지 96% 이상의 탈북자가 정말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이 북한 정부의 식량 배급 체제에 따라 함께 분배됐거나 혹은 시장으로 흘러가 팔리고 주민들이 돈을 주고 샀다면 어느 식량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내 탈북자의 출신이 주로 북한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고 식량 배분에 지역별 차별이 있었다면 그런 식의 응답이 나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을 알고 있는 탈북자 중 무려 94%가 식량이 군사적으로 전용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28%는 정부 관료들이 식량을 빼돌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탈북자 가운데 10%가량은 투옥되거나 강제노동수용소에 수용된 경험이 있으며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그곳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90%) 고문으로 죽는 것(75%)을 봤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가운데 7%는 수용소 측이 중국에서 임신한 채 북송된 여성의 영아를 살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변했다.

탈북 동기는 경제적 이유를 꼽은 사람이 95%였고 정치적 불만족이나 박해는 4%였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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