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 정치자금 기탁금 급증

  • 입력 2006년 12월 10일 17시 25분


일반인들이 정당의 정치자금으로 사용해 달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기부하는 기탁금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월말 현재 선관위에 접수된 기탁금 모금현황은 20억2000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9억9500만 원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고 10일 밝혔다.

기탁건수 역시 2만1042건으로 지난해 11월 현재 1만986건의 배 수준이었다.

이 같은 액수는 지난해 전체 기탁액 20억30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국민들이 연말정산의 효과를 노리고 주로 12월에 기탁금을 집중적으로 기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기탁금 액수는 작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선관위는 기탁금이 크게 증가한 이유와 관련해 10만 원 이하 정치자금을 기탁할 경우 연말정산 때 기탁금 전액과 기탁금의 10%를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반인들이 소액다수 정치자금 기부에 적극 나서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달 27일 국회사무처 직원 361명이 3502만 원을 선관위에 기탁한 사례에서 보듯 선관위가 관공서나 대기업 등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선정해 정치자금 기부운동을 벌인 것도 효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후원금 난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선관위 기탁금이 급증한 것은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전투구 양상의 정당정치에 식상한 국민의 상당수가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기부하는 대신 선관위에 기탁금을 낸다는 것.

한편 연도별 기탁금은 2000년 126만 원, 2001년 85만 원, 2002년 100만 원, 2003년 250만 원 수준이었다가 2004년 3월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연말정산 혜택이 생기면서 2004년 1억5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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