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北, 공격받지 않으면 전쟁 안 일으켜”

  • 입력 2006년 12월 11일 02시 57분


8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10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석동률 기자
8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10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석동률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9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대해 “그동안 미국에 양보를 더 권유하고 요구했다”며 “그런데 지금 6자회담 안에서 얘기할 때는 몰라도 6자회담에 이르는 데까지는 공이 북한에 넘어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호텔에서 동포간담회를 열어 “다행히 일단 6자회담이 열리긴 열릴 모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대북) 안전보장, 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종전협정) 서명, 평화체제나 (북-미) 관계 정상화 등 상당히 전향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에 공이 북한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16일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6자회담에 임하는 북한 측에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또 노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우리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북한은 절대로 우리를 이길 수 없다”며 “북한이 이길 수도 없고, 점령도 못하고, 지배도 못하는 전쟁을 왜 일으키겠느냐”라며 북한 핵 보유에 따른 전쟁발발 개연성을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만일 중국이 북한에 물자를 지원하지 않으면 아마 (북한은) 일주일도 전쟁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시도)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막다른 골목에 간 사람들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해 우리로서는 북한이 숨쉴 수 있게, 밥 굶어 죽지 않게, 좀 같이 가는 것이 좋겠다는 게 한국 정부의 매우 중요한 전략이다. 공격받지 않고 붕괴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낮은 국민 지지도를 의식한 듯 “(아내가) 국내에서 인기도 없는 양반이 나와서 골치 아픈 소리 하면 또 인기 떨어진다고 하지 말래요”라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노 대통령은 10일 오클랜드 숙소 호텔에서 뉴질랜드 제1야당인 국민당의 존 키 대표를 접견하는 것을 끝으로 7박 8일간 순방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했다.

오클랜드=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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