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진술 MP3파일로 녹음…내년부터 적용

내년부터 재판에 출석한 판사 검사 변호인 피고인 증인 등이 법정에서 한 진술 내용이 모두 MP3 파일로 녹음된다.

대법원은 법정 진술 내용을 MP3 파일에 녹음해 공판조서 작성에 활용하는 '디지털 법정기록 시스템'을 내년 초 서울중앙지법 등 서울지역 5개 법원 형사법정에서 시범시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 전국 법원의 민·형사 법정으로 확대해 운영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컴퓨터 서버에 일정 기간 저장된 MP3 파일을 검색해 법정 발언 내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공판조서나 판결문을 작성할 때 이 파일을 보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증언이나 신문 내용이 왜곡될 소지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테이프를 활용하는 법정 녹음 시설은 너무 낡아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일부 속기사는 개인적으로 MP3플레이어 등을 이용해 공판 내용을 녹음한 뒤 공판조서 작성 때 참고 자료로 쓰고 있는 정도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재는 공판조서 작성 때 법정진술 내용을 요약해서 정리하는 경향이 있어 진술의 정확한 취지가 뭔지를 놓고 사건 당사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이런 불만이 줄어들고 공판조서 작성이나 속기 방식도 새롭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