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운동권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의 대북 보고 문건에 통일부의 개성공단 사업 실태 조사 문건과 미 핵잠수함의 국내 입항 소식 등 외교안보 현안에 관한 정보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구속기소) 씨 등 일심회 조직원들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장 씨는 올해 초 하부 조직원을 통해 통일부 개성공단 사업지원단이 개성공단 진출 기업들의 노무관리 실태를 조사한 문건과 3월 17일 여야 원내대표 청와대 초청 만찬 개요 문건 등을 입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심회의 다른 대북(對北)보고 문건에는 ‘지난해 3월 17일 ○○○ 동지를 통해 미제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남조선 진해 입항을 정보 보고함. 너무 갑작스럽게 정보를 취득해 단발성 기자회견을 일단 열기로 했음’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 밖에 장 씨는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하부 조직원에게서 국회의장과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간의 면담 자료를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부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수준으로 깊이 있는 정보는 들어 있지 않다”면서 “현재로서는 청와대나 여당 관계자가 개입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통일부의 개성공단 사업 실태 조사 문건이나 여야 원내대표 청와대 초청 만찬 개요 문건 등은 정부나 여권 내부 인사가 아니고는 얻기 쉽지 않은 자료라는 점에서 공안 당국은 이들 문건이 어떤 경위로 수집됐는지를 내사하고 있다.
또한 공소장에는 일심회의 하부 조직인 ‘백두회’ 등이 시민단체 인사 등을 포섭했다는 것을 추정하게 하는 정황이 나타나 있다.
공소장에는 이정훈(43·구속기소) 씨가 2004년 5월 장 씨에게 “○○○은 지난해부터 본인과 함께 ‘선군정치동지회’라는 서울시 단위 조직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도 동일한 원리로 ‘7·27동지회’를 조직하여 ○○지역을 책임지고 운영하기로 했다”고 보고한 내용이 포함됐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