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KTV를 봅시다" 공무원에게 편지

  • 입력 2006년 12월 14일 12시 00분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정부 정책에 대한 기존 언론 보도에 불만을 표출하며, 정부가 운영하는 국정홍보방송인 KTV 시청을 공무원들에게 독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한 '공무원 여러분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여러분이 생산한 많은 정책 정보들은 국민에게 최대한 자세히 전달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런 중요한 정보들이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정책 홍보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토론해 정책을 결정하고 발표했는데 막상 아무런 보도도 되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며 "국가의 정책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결국 국민이 손해를 보게 된다"고 기존 언론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극복해보고자 정부는 KTV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 뒤 "내용은 재미없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보보다는 정부 홍보에 급급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지만 KTV는 그렇지 않다"며 "대통령은 항상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가정을 하면서 TV를 보는데 KTV는 참 잘하고 있고, 국민에게 유익한 정보도 많고 재미도 있고 수준도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거듭해서 "KTV를 보자"고 시청을 권장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래서 나와 우리 동료 공무원들이 하는 일에 대해 긍지를 갖고 언제든지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보다 유익한 정보를 보다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없을까"라며 KTV 보도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놓으면서 "공무원들이 국민과의 소통에 좀 더 열의를 갖고 기획에 참여한다면 더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6월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KTV를 보면 '정책을 알면 돈이 보인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언급, KTV 예찬론을 편 바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최근 한 공중파 방송의 서울경찰청 관련 정정 보도 사례를 거론하며 "정부 정책에 관해 언론이 오히려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고 책임 없는 비판을 하게 되면 국가정책은 제대로 수행되기가 어렵다"며 비판적인 언론관을 나타내는 공무원 서신을 보낸 바 있다.

노 대통령의 잇따른 대(對) 공무원 서신은 임기말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 조짐을 차단하고, 정책 홍보에 주력해 국정 이완을 최대한 다잡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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