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활동 재개에 나선 이 전 총재가 13일 경희대 강연에서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고, 이순신이 죽지 않았다고 했다. ‘순신불사’의 어귀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에 전율적인 감동을 느낀다”고 한 말을 빗댄 것이다.
최 의원은 “이 씨는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군대(한나라당)를 이끌고 두 차례 대선에서 패했다. 1차 때는 아들 병역, 2차 때는 아들·딸 빌라 문제 등 가족 관리를 못한 본인의 과오로 졌다”고 했다. 최 의원은 “임진왜란 때 원균의 조선 수군과 달리 한나라당은 세력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이길 수도 있었으나 이 씨의 착각과 오판이 결정타를 날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도 원균은 나았다. 용감했고 주변에 잡음도 없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 씨는 2002년 대선 때 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참모에게 화를 내고 ‘숨어 있는 5%’라는 황당한 이론으로 우리 편을 마취시켰다”고 독설을 이어갔다. 그는 선거 5일 전 판세를 뒤집을 ‘최후의 승부수’가 있었으나 이 전 총재가 “어차피 이기는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어?”라고 하는 바람에 써먹지도 못하고 졌다는 뒷얘기도 밝혔다. 이 대목에서 김형오 원내대표 등이 최 의원을 달랬고, 발언은 중단됐다.
최 의원의 발언 도중 “뭐하는 거야”(김무성 의원), “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장이냐”(이상배 의원)는 고함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으나, 당내에는 최 의원의 발언 방법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발언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반응이 많은 편이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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