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BDA 은행의 거래내역서를 입수했다며 18일 보도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9월 이후 중국 당국의 협조 아래 미 재무부의 금융조사를 받아 왔다.
내역서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 외환거래는 평양 소재 대동신용은행이 주로 맡은 것으로 보인다.
대동신용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계좌동결이 시작된 9월 사이에 BDA를 통해 4926만 달러를 제3국에 송금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BDA가 동결한 북한자금 2400만 달러 가운데 700만 달러는 대동신용은행 계좌의 돈이다. 신문에 따르면 이 700만 달러 가운데 절반가량은 영국 담배회사인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와 북한 태성무역이 합작 설립한 담배회사의 자금을 대동신용은행에 맡긴 돈이다.
BAT는 1470만 달러를 이 BAT-태성의 공동계좌 혹은 BAT 독자계좌를 통해 시티뱅크 싱가포르 지점, HSBC 홍콩지점에 송금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송금액은 지난해 7월 230만 달러, 8월 290만 달러 규모였다.
신문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BDA를 통해 금괴 거래까지 했다는 점도 썼다.
신문은 "BDA가 북한의 대외거래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어 "BDA가 동결한 북한 돈 2400만 달러 가운데 합법거래로 보이는 액수도 상당액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동신용은행측은 그동안 "우리 돈 700만 달러는 불법거래와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BDA가 동결한 자금의 합법 및 비합법 자금여부를 가리는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런 구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돈에는 꼬리표가 없지 않느냐"고 반박해왔다.
한편 미국의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17일 "미 행정부는 동결된 2400만 달러 가운데 1200만 달러는 북한의 불법 활동과 무관한 자금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북한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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