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박근혜 ‘호남’간 이명박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군용 붕어빵 맛있네요”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일 강원 인제군에 있는 육군 3군단의 한 특공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이 만든 붕어빵을 먹고 있다. 인제=연합뉴스
“군용 붕어빵 맛있네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일 강원 인제군에 있는 육군 3군단의 한 특공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이 만든 붕어빵을 먹고 있다. 인제=연합뉴스
연말을 맞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사진) 전 서울시장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20일 강원도에 있는 3군단 소속의 한 부대를 찾아 야전잠바를 입고 장병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군대에 안 가려고 요리조리 요령 피우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은 엄하게 법으로라도 뿌리 뽑아야 한다”며 “군대 다녀온 것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제대자 대우 문제도 재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병들에게 “제 외모만 보면 누나 같지 않으냐”, “군에서 정신과 건강을 단련해 사회에 나가도 인기가 짱일 것 같다. 배필도 잘 얻겠다”는 등의 농담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여름 수해지역과 속초 어시장을 찾았다. 그는 기자들이 “군부대에서 누나라고 했는데 ‘국민 누나’란 호칭은 어떠냐”고 묻자 “좋은 것 아닌가요. 국민 언니도 돼야죠”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지지모임인 ‘충청 미래포럼’ 출범식이 열린 충남 천안 컨벤션센터에서 ‘창조적 도전이 역사를 만든다’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전 시장은 19일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송년행사에 ‘깜짝’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대선주자가 호남향우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 전 시장은 17일 호남향우회 측으로부터 박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함께 참석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행사 시작 전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나올 참이었으나 차가 막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았다는 것.

먼저 와 있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순간 당황했다고 한다. 이 전 시장 측은 “이 전 시장이 호남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호남지역 지지율도 25% 이상 된다”고 말했다.

반면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높은 고건 전 국무총리는 불참했다. ‘호남주자’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 불참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