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A협상 北대표 오광철, 佛서 달러 밀반출 시도 전력

  • 입력 2006년 12월 21일 03시 01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 동결 해제 문제 등을 논의하는 북-미 워킹그룹의 북측 대표인 오광철(사진) 조선무역은행 총재가 1992년 조선무역은행 파리사무소 재직 당시 200여만 달러를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 1993년 2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조선무역은행 파리사무소 과장으로 근무하던 오 총재는 1992년 10월 중순 샤를 드골 공항에서 200여만 달러의 현찰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반출하려다 적발돼 압수당한 뒤 프랑스 세관과 경찰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프랑스 외환관리 규정은 5만 프랑(약 1만 달러) 이상의 현금을 반출할 경우 세관에 사전 신고하도록 돼 있으나 오 총재는 돈을 여행가방에 넣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려다 X선 투시대에서 세관직원에게 적발됐다는 것. 프랑스 세관은 오 총재에게 약 2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뒤 압류했던 돈을 돌려줬다.

1959년생으로 북한 최고 명문인 김일성종합대 프랑스어과를 졸업한 오 총재는 1981년부터 조선무역은행에 근무하며 대외 업무를 주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범한 노동자 집안 출신인 오 총재는 북한이 2000년 이후 경제관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젊은 전문가들을 은행 및 기업 책임자로 발탁하면서 2003년 북한의 대외무역에 따르는 결제 업무, 외국환 업무 등을 담당하는 조선무역은행의 총재로 임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BDA 실무회의 북측 대표단은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고철만(39) 국장 등 재정성과 외무성 일부 관계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조선무역은행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도 조선무역은행 관계자 등 북한의 금융 실무자들이 BDA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라며 “오 총재의 외화 밀반출 전력은 회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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