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 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초청 강연에서 "북한 핵 제거 실행과정이 빨리 시작돼 가시적 결과가 부시 대통령 임기 안에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북한은 비핵화를 빨리 할수록 경제지원 재개나 미·일과의 관계정상화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북한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갖고 있는 모든 지렛대를 모아 북한이 현재 취하고 있는 정책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중국을 고무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이 북한에 대응해 핵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없다"며 "한국과 일본은 미국과 동맹관계에 의지하면 안보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고,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핵우산으로서 북한을 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은 북한 문제를 무력 행사가 아닌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하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현재 외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무력분쟁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한미동맹이 북한의 침략이나 도발행위를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10년 넘게 굶다시피하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북한이 미래가 암울해지기 전에 핵프로그램을 없애는 옳은 결정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때로는 북한에 대한 전술적 접근에 있어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추구하는 목적은 같다"며 "간헐적으로 드러나는 의견 불일치를 너무 과장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BDA 문제를 협상카드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미국은 이 문제를 6자회담과 별개로 국제금융시스템 보호라는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으며 베이징에서 별도의 포맷으로 논의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마카오의 은행당국"이라며 "미국은 BDA에 대해 제재를 하거나 BDA 계좌를 동결한 게 아니라 미국 은행에 BDA가 평판이 좋지 않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BDA 북한 계좌 조사에 대해서는 "계좌 감독을 너무 허술하게 했고, 기록은 열악했으며, 전산화된 게 없어 어려운 정보조합분석 과정을 거쳤다"고 털어놨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 "내년 3월까지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면 다시 FTA 협상을 할 기회를 얻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회의 협상시한 연장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한국대표가 접촉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은 의약품, 자동차, 농업 부문 협상에 만족하고 있지 않으며 무역구제·반덤핑에 대해서도 한국 측이 어려운 요구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협상을 할 때 상당히 관대했고 한국이 시장개방을 좀 더 준비한다면 관대해질 용의도 있다"며 "일부 민감품목은 과도기를 길게 잡아 각 산업에 시장개방에 대한 적응기간을 많이 주는 등 특별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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