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취임 이후 정치 관련 발언을 삼가 온 한명숙 국무총리가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19일 국무회의에서 정권 재창출에만 몰두하는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듯한 ‘정치꾼’ 발언을 한 데 이어 21일 출입기자 송년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의 분열상을 질타했다.
한 총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여당 분열 모습은)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자멸한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여러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하나의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도전과 관련해 “최근 한두 군데서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며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으며 솔직히 말해서 저도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서 “오늘 아주 정치적인 질문이 많을 것 같다”고 말한 뒤 당 복귀와 정계개편, 대선 도전 관련 질문이 나오자 “때가 때이니 만큼 그런 질문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평소 한 총리는 이 같은 질문이 나오면 “누가 그런 말을 하더냐”, “국정에만 전념하겠다”고 답하며 질문 자체를 막아 왔다.
한 총리가 여당 분열에 거부감을 표현한 데 대해 여당이 분열할 경우 양쪽 모두에서 한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한 총리는 개각 시기와 관련해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개각 2주 이상 전에 늘 (노무현 대통령과) 협의가 있었지만 현재는 (노 대통령이) 개각의 폭과 시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1월경에 당으로 가겠다는 의사 표시를 했기 때문에 그것이 (개각의) 기점이 될지는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참여정부는 그동안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새만금 문제 등 전 정권이 해결하지 못했던 갈등 과제들을 해결했다”면서 “다만 민생경제 측면에서 자영업자나 택시운전사 등 서민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끼친 데 대해 상당히 마음 아프고, 최근 부동산 문제로 심려를 끼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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