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날 오후 한국 및 중국과 각각 양자협의를 한 뒤 북한을 만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 문제를 푸는 데 집착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미국은 BDA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 2400만 달러보다 핵 폐기에 대한 상응조치로 얻을 게 훨씬 많은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은 BDA은행에 동결된 돈을 되찾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해제가 대북 적대정책 철폐의 시금석이라는 주장을 폈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미 양자협의를 마친 뒤 “북한 대표단은 공식적으로 BDA은행 문제 외에 다른 얘기를 하지 않도록 엄격한 지시를 받은 듯하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그들(북한 대표단)은 평양으로부터 BDA가 해결될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6자회담 주제에 대해 얘기하면 안 된다는 훈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두 차례의 북-미 회동에 이어 진행된 한미일 3자간 만찬회동이 끝난 뒤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나는 토요일(23일) 아침에 (베이징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비핵화를 논의하러 왔지 BDA를 얘기하러 온 것이 아니다”면서 “BDA는 법적 이슈이며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다루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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