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전 국방 "대통령이 충정 알아주지 못해 답답"

  • 입력 2006년 12월 22일 11시 17분


노무현 대통령이 21일 전시 작전통제권(작전권) 환수를 반대했던 역대 국방장관 등에 대해 '직무유기' '부끄러운 줄 알라'는 말까지 써가며 강도 높게 비난한데 대해 당사자인 역대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원로들은 22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는 이날 낮 12시 서울 잠실동 사무실에서 김상태 성우회장 등이 참석하는 '긴급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작전권을 둘러싼 새로운 논란의 불씨가 지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이날 "군 원로들이 국가안보를 우려하는 답답하고 충정어린 마음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 때까지 한미 연합사 해체를 전제로 한 작전권 환수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 것이지, 대통령을 곤란하게 하거나 흔들려고 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권 반대 목소리를 냈던 대부분의 군 원로들이 70~80대 노인들이다. 이 분들이 다시 장관을 하겠느냐"며 "안보 전문가들의 얘기를 경청해야지 대통령을 흔든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노 대통령의 발언 이후 군 원로들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대통령이 충정을 알아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모두 답답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렇지만 군 원로들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정면 반박하는 모습은 좋지 않다"며 감정적 대응은 삼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노 대통령이 역대 국방장관이나 각군 총장 등을 언급했기 때문에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병사들의 복무에 대해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라고 언급한데 대해 그는 "군대는 인내력, 협동심을 배우는 좋은 경험이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곳이 아니다"며 "군 원로들은 노 대통령의 언급에 선거와 모병제를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우회 관계자도 "역대 국방장관, 각 군 총장, 연합사 부사령관 등을 지낸 분들은 우리 안보의 최일선을 책임졌던 분들"이라며 "이분들의 충정어린 고언을 비하하는 듯한 대통령의 언급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대북 포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한데 대해 정부가 사과를 해야 한다"며 '적반하장' '황당하다'는 표현을 섞어가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성우회가 이날 낮 12시 자체 모임을 갖기로 한데 대해 "이미 예정됐던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날 모임에서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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