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들먹거린다니… 밤새 잠도 못잤다” 성우회 긴급회의

  • 입력 2006년 12월 23일 02시 56분


22일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장단이 서울 송파구 향군회관에 모여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한 예비역 장성들을 비판한 데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 참석자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한 22일자 본보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22일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장단이 서울 송파구 향군회관에 모여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반대한 예비역 장성들을 비판한 데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 참석자가 노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한 22일자 본보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예비역 장성의 모임인 성우회는 22일 낮 12시 서울 송파구 향군회관 5층 성우회 사무실에서 긴급 회장단 모임을 열고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전시작전통제권 관련 발언을 성토했다.

공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성태 회장은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굳은 표정으로 “한미안보조약은 미국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지 않지만 북한과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중국은 유사시 자동적으로 개입하게 돼 있다”며 “한미연합사령부는 유사시 미국의 자동 개입을 보장하는 전쟁 억지력이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의 ‘거들먹거린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역대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원로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한평생을 바친 분들인데, 대통령 말씀을 듣고 착잡한 마음으로 밤잠을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정진태 부회장은 “지금 단독으로 자주국방을 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으며 전시작전권도 유사시 한미가 합의를 통해 행사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한국의 주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지적하고 “지난 30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 낸 것은 한미동맹 덕분”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병사들의 군복무에 대해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히지 말고…”라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정린(전 국방부 차관) 성우회 정책위의장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하는 사람들이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을까 우려된다”며 “군의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의장은 “조만간 성우회의 의견과 역대 국방부 장관 및 참모총장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국군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풀고 불안함을 덜어 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공개로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김상태 회장과 정진태, 안병태(전 해군참모총장), 이광학(전 공군참모총장) 부회장, 장창규(전 육군사관학교장), 남정명(전 해군참모차장) 감사, 송선용(전 한국국방연구원장) 사무총장, 이정린 의장 등 총 8명이 참석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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