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무슨 말을 했길래, 고건이 발끈했는가

  • 입력 2006년 12월 23일 12시 46분


<청와대 브리핑>

노무현이 무슨 말을 했길래, 고건이 발끈했는가

고건 전총리가 대통령을 공격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21일 민주평통 행사에서 노대통령이 “실패한 인사”라고 표현한 것이 자신의 능력을 폄하한 것이라고 생각한 듯 하다. 그러나 대통령 발언의 원문을 신중하게 살펴보았는지 의문이다.

노대통령은 오늘 아침 참모회의에서 이렇게 밝혔다.

나는 그를 나쁘게 말한 일이 없다. 사실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나를 공격하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사과라도 해야 할 일이다.

도대체 노대통령은 고전총리에 대해 무슨 말을 한 것인가. 21일 대통령 발언의 원문을 보자.

우리가 식민지, 좌우대립을 너무 심하게 겪었고 전쟁까지 치르고 독재라는 세월을 거치는 동안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지 못하게 돼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언어가 서로 통하지 않습니다. (중략)

제가 이것(국민적 합의) 한번 해 보자고 맨 처음에 고건 총리를 기용했었지요. 고건 총리가 다리가 되어서 그 쪽하고 나하고 가까워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그랬는데, 오히려 저하고 저희 정부에 참여한 사람들이 다 왕따가 되는 그런 체제에 있는 것이지요.

중간에 선 사람이 양쪽을 끌어당기질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그런 결과가 되기도 하고요. 결과적으로 실패해 버린 인사지요.

대통령은 고전총리의 역량을 평가한 것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할 자리도 아니었다. 우리 사회의 통합을 위해 고전총리를 기용했지만, 당초의 의도가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식민지와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우리 사회의 대립 구조 때문이다. 누구의 잘잘못 이전에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대립 구조가 ‘인사 실패’를 낳았다는 말이다.

물론 대부분의 언론은 대통령 발언이 마치 고전총리를 깎아 내리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뉴스거리를 부각시키는 언론의 속성도 생각해봐야 했다. 발언 진의나 원문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신중한 처신이 아니다.

<청와대홍보수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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