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가 자신들의 특색을 살린 '애칭'을 홍보하며 친근한 이미지 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거연령이 19세로 한 살 낮아지면서 젊은층의 표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다정다감한 별칭으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다.
박 전 대표에게 '국민 언니'란 애칭이 붙기 시작한 것은20일 강원도 군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군 장병들에게 "제 외모만 보면 누나 같지 않나요"라고 농담을 건네면서부터다. 이에 기자들이 "영화배우 문근영 씨가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는 것처럼 국민 누나로 불리면 어떻겠느냐"고 물었고 박 전 대표는 "국민 언니도 돼야죠"라고 호응했다.
박 전 대표측은 '국민 언니', '국민 누나'란 호칭을 은근히 마음에 들어 하는 기색이다. 다소 거리감과 딱딱함이 느껴지는 '대통령의 딸', '얼음 공주' 보다는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훈남'이라는 별칭을 마음에 들어한다. 잘 생기진 않았지만 보고 있으면 훈훈해진다는 뜻의 신세대 용어인 '훈남'이 자신에게 딱 맞는 별명이라는 것.
외부행사에서 사진을 찍을 때면 으레 "내가 웃으면 눈이 안 떠진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이 전 시장은 "꽃미남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훈남' 시대가 오고 있다"며 자신의 외모가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다소 '날카로운' 첫인상을 '웃는 얼굴'로 만회하겠다는 콘셉트이다.
그는 이 밖에도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한다는 뜻의 '호기심 천국', 컴퓨터 같은 치밀함,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두루 갖췄다고 '컴도저' 등 다양한 애칭을 갖고 있다.
손 전 지사는 캠프 내에서 '손 대장'으로 불린다. '100일 민심대장정' 당시 대학생 봉사단이 손 전 지사를 그렇게 부른 이후 자연스럽게 애칭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격의 없고 친근한 인상을 주는데다 '민생고'에 허덕이는 서민을 구제하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별칭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
인기 드라마 '주몽'에서 고구려 건국 시조인 주몽이 딱딱한 '주몽 왕자' 대신 '주몽 대장'으로 불린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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