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말려들면 이전투구" 발빼기

  • 입력 2006년 12월 25일 14시 03분


고건 전 총리. 자료사진 동아일보
고건 전 총리. 자료사진 동아일보
노무현 대통령과 일촉즉발의 갈등대립을 보였던 고건 전 국무총리가 일단 확전을 자제한채 한발짝 빼는 듯한 모습이다.

고 전 총리의 핵심측근은 25일 "청와대의 '시비걸기'에 계속 끌려들어가면 국민의 눈엔 `이전투구'로 비쳐질 것"이라며 "청와대의 공세에 더 이상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인사실패' 발언에 대해 "자가당착이며 자기부정"이라며 발끈했던 고 전 총리가 며칠새 평정심을 되찾고,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은 지금까지 사태의 전개상황이 자신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 캠프는 이번 사태가 원탁회의 출범시기 연기 등으로 고심해 오던 고전 총리에게 뜻하지 않은 돌파구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노 대통령과 고 전 총리의 신경전이 우리당내 통합신당파와 당사수파간의 대치를 상징하는 듯한 모양새로 전개됨에 따라 고 전 총리에게는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이번 사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 전 총리는 이미 적지않은 반사이익을 얻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청와대와 공방을 계속하면 국민이 식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전 총리측은 청와대가 사실을 오도할 경우엔 이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 측근은 청와대 핵심참모가 "고 전 총리는 사회적 갈등 과제를 결단하지 못한 채 회의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 `위원회 총리'였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분명하게 사실과 다르고, 청와대가 금도를 넘어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측근은 "청와대 참모들에 대해선 이쪽에서도 참모들이 대응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직접 공격에 나서지 않는다면 고 전 총리는 무대응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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