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권력자인 왕비가 백설공주를 죽이려 한 사건을 담당 검사와 수사관이 어려운 수사 환경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밝혀낸다는 줄거리다.
연극 중간 중간 백설공주에 대한 부검영장, 왕비 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왕비 체포영장 등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대목에는 최근 법원과 '영장 갈등'을 빚었던 검찰의 불만이 짙게 배어 있었다.
풍자극의 미묘한 대목들 때문인지 당초 검찰 담당 기자 역할을 맡아 깜짝 출연하기로 했던 정상명 검찰총장은 출연 자체를 취소했다.
미리 배포된 대본에는 백설공주의 사체 부검 영장이 기각되는 대목에서 객석에 앉아 있던 정 총장이 화가 난 수사 검사에게 "명경지수(明鏡止水)"라고 한마디 하는 걸로 돼 있었으나 이마저도 공연 직전에 취소됐다.
검찰 수사의 전 과정은 모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의 한 꼭지인 '형님뉴스'를 빗대 왕국에 보도됐다. 백설공주의 사체 부검 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소식을 전달하는 대목에선 '형님뉴스'에 출연한 검찰 관계자가 "이쁘니까 (사체를) 해체해선 안 된다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지요"라고 법원을 힐난했다.
이 때 앵커는 "그라먼 안 된다 카이, '이뻐서 해체할 수 없다'는 말은 '너거들, 요 정도서 손떼'라는 말과 같은 거 아닌교"라고 하며 다른 출연자(똘마니)들과 함께 "저울이 저울다워야 저울이지"라고 외쳤다. 당초 대본에는 '저울'이 아니라 "판사가 판사다워야 판사지"라고 돼 있었다.
조용우기자 woogija@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