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는 이 장관을 '친북 사대주의자', '친김정일 좌파', '주사파'에 비유하면서 해임건의안 제출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공세 배경에는 북한의 대선 개입이 현실화되고, 참여정부가 대선용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평화무드'를 의도적으로 조성할 경우 자칫 한나라당에 유리한 지금의 대선판도가 일시에 뒤흔들리면서 대선 패배의 '악몽'을 되풀이 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최근 북한을 방문해 최고지도자와 만난 (이종석) 전 통일장관도 '한나라당이 정권을 못 잡도록 북한이 만반의 대비책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판단했다고 한다"면서 "대통령이나 이 장관이 내심 북한의 대선 개입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신년사를 신주단지 모시듯 외우는 이 장관의 발언은 주사파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현 좌파정권이 북한의 요구에 의해 간첩을 석방하고, 북한은 더 나아가 일부 중요 직책까지 요구하는 걸로 아는데 이 장관 역시 북에 의해 임명된 장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이런 행태가 계속되면 해임을 요구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나경원 대변인은 강재섭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1월 말까지 지켜본 뒤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북한의 대남선전 방송을 듣는 그런 기분이다.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할 것임을 경고해 둔다"고 말했고, 전여옥 최고위원은 "이 장관은 대한민국의 통일장관이 아니라 북한 대남선전부의 책임자와 똑 같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장관은 발언은 남한의 경제적 성과를 몽땅 북한에 갖다 바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친북사대주의자 이재정 씨는 통일장관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4선의 이규택 의원은 "현 정권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정권을 연장하려는 술수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뒤 "소문에 의하면 중국이 2008년 올림픽 성공개최에 김정일 위원장이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고, 그래서 금년 중 김 위원장을 망명시킨 후 친중국 쿠데타를 일으켜 (친중국) 북한 정권을 수립하겠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부득이 온몸으로 소통한다.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한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도 성토했다.
이강두 중앙위의장은 회의에서 "자기 맘대로 하는 것은 군주시대 황제다. 각성하길 바란다"고 말했고, 전여옥 최고위원은 "국민 보기에 낯 뜨거운 말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막말과 인식의 차이가 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비속하고 저급한 언어로 건강한 정치문화와 한글의 음운체계를 파괴하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냐"고 쏘아붙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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