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원혜영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계파별로 2~3명씩 참여하는 전대 준비위가 구성된 지 하루만에 발빠르게 공식 활동에 들어간 것.
준비위는 20일까지 전대 의제와 지도부 구성방식 등 핵심쟁점에 대한 계파 간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원 위원장은 상견례를 겸한 이날 준비위 회의에서 허심탄회한 논의를 통해 계파 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원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가능하면 모두가 동의하는 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하자"며 "토론은 견해차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줄이고 합의점을 찾겠다는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준비위 합의사항은 비대위에서도 존중될 것"이라며 "준비위 결정은 만장일치를 지향하는 다수 합의방식을 취하지만 핵심 정무과제에 대한 논의는 20일까지 마무리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비대위에 넘겨 결정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대 개최시기와 의제, 지도부 구성방식 등 핵심쟁점을 놓고 다수파인 통합신당파와 소수파인 당사수파, 중재역을 자임한 중도파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전대 준비위가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신당파인 양형일 의원은 "2·14 전대는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통합신당을 결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사수파도 당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당파는 이날 낮 국회에서 김근태 의장계인 민평련(민주평화연대)과 희망21포럼, 실사구시, 국민의 길,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등 5개 그룹이 참여하는 모임을 갖고 '통합신당 굳히기'를 시도한다.
반면 사수파인 김태년 의원은 "2·14 전대가 통합수임기구 구성이나 통합신당을 결의하는 형태로 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대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가 전권을 쥐고 당의 진로를 논의하는 정상적 전대가 돼야 한다"고 맞섰다.
사수파는 특히 시간이 촉박하고 평일에 치러진다는 점을 들어 2·14 전대 개최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당 비대위가 통과시킨 '기초당원제 신설' 당헌·당규 개정안의 원상회복까지 요구할 태세이다.
중도파는 신당파의 입장을 수용해 다음달 14일 예정대로 전대를 개최하되, 의제는 신당파가 주장하는 통합수임기구 결의가 아닌 지도부 합의 추대란 대안을 갖고 중재를 시도한다는 복안이다.
최재성 의원은 "사수파는 당초 조기 전대를 요구하다 갑자기 전대 연기를 들고 나온 이유부터 해명해야 한다"면서도 "지엽적 문제로 충돌할 게 아니라 당의 진로를 어떻게 잡을 지 전략적 변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하다 보면 충분히 타협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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