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日에 동해를 '평화의 海'로 부르자고 제의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8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동해를 ‘평화의 바다(海)’로 부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격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세계일보가 8일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당시 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동해 명칭 등을 둘러싼 양국 간 갈등의 해결책으로 “‘양국 간 발전적 관계를 생각한다면 동해나 일본해보다 ‘평화의 바다’ 같은 새로운 명칭이 좋을 것 같다’는 발언을 했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의 말을 빌려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은 당시 ‘공식적인 제안은 아니다’고 일본 측에 설명한 뒤 이런 제의를 했다”며 “아이디어 차원이긴 했지만 대통령의 발언에 당황한 일본 측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볼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각각 주장하는 한·일 양국 간의 분쟁을 없애기 위해 아예 평화의 해(海)로 표기하자는 뜻으로,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노 대통령은 당시 ‘평화의 바다’를 발언하면서 청와대, 외교통상부 등 외교·안보라인과 사전에 전혀 협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일 정상회담 이후 지난해 12월 27일 열린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평화의 바다’ 추가 논의는 없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안보정책실의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비공개 대화는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구체적 확인을 거부했고,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국익차원에서 공개될 내용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