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안이 부결될 경우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개헌안 부결을 불신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임기를 단축하겠다고 하면 (개헌에) 찬성하려 하다가도 안 할 것이다. 개헌이 부결돼 (내가) 임기를 그만두게 되면 (야당이) 당연히 부결시키고 선거를 빨리 하고 싶지 않겠나”라며 “그와는 상관없이 나는 임기를 단축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탈당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당적 문제는 야당들이 개헌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해 온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김한길 원내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데 필요하다면, 또 개헌에 도움이 된다면 (탈당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개헌의 전제 조건으로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노 대통령이 개헌문제 때문에 탈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또 야4당이 이날 예정됐던 청와대 오찬 회동을 거부한 것에 대해 노 대통령은 “대화도 안 하겠다, 토론도 안 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국민 앞에 던져진 중요한 국가적 의제에 대해 말도 안하고 깔아뭉개고 넘어가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도 “(야4당의 초청 거부는) 독재시절의 발상으로, 여론의 지지가 높으니까 마치 받은 밥상으로 생각하고, 혹시 받은 밥상에 김샐까 봐 몸조심하는 오만한 자세”라며 “대통령이 우스우니깐 이제 초청 같은 데 응할 필요도 없다는 오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등 야당들은 노 대통령의 기자간담회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 임기 중에 개헌을 추진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를 거듭 강조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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