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11월 13일자 본보 7면에 실린 ‘10월 유신 촉진 다짐’이라는 기사에 따르면 ‘10월 유신과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의 기원’이란 결의문 서명자 가운데 ‘이재정 신부’가 나온다. 이 결의문은 서울교회와 경찰협의회가 그해 11월 10일 서울 해남빌딩 수정궁에서 모임을 갖고 채택했다. 이 장관은 1972년 10월 24일 서품 받은 ‘신참 신부’로 당시 이천환 주교의 비서신부로 있었다.
도서출판 중심이 최근 펴낸 ‘한국의 개신교와 반공주의’(저자 강인철 한신대 교수)라는 책도 375쪽에 이 같은 사실을 언급했다. 이 책은 “결의문은 10월 유신으로 조국의 통일과업과 번영의 기틀을 확고히 하고 모든 부조리를 자율적으로 시정하는 사회기풍을 함양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 장관은 “결의문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고 결의문 문서를 본 적도 없다. 나는 오히려 유신 반대운동을 벌인 사람”이라고 주장하다 의혹이 커지자 “성공회 측에서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명단을 넘긴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해명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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