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모드의 박 전 대표 측 인사들은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여론몰이'에 나섰고, 이 전 시장 진영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전 시장 측은 박 전 대표 측이 구체적인 검증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검증 필요성'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전형적 네거티브"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박 전 대표 측은 '후보간 직접 검증'까지 언급하는 등 양측의 날선 대치는 갈수록 첨예화 하는 양상이다.
박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한선교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히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독보적 후보인 이회창 전 총재가 검증절차 없이 본선에 나갔다가 김대업이라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거짓증언 한방에 무릎을 꿇었다"면서 "이런 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당이 (후보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당의 검증이 미흡하면 캠프가 직접 나설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면서 "당내에선 물론 방송에도 나가 토론을 하겠다. 방송에선 후보자 상호토론 뿐 아니라 패널들이 나와서 정책 및 자질검증 못지않게 도덕성에 대해서도 검증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 비서실장인 유정복 의원도 SBS 라디오 '김신명숙의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는데 더 이상 실패해서는 안되고, 또 검증 안된 후보가 나와 낙마하는 사태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검증문제를 얘기한 것"이라며 후보검증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여전히 맞대응하면 오히려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공식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캠프 내부회의에서 후보검증 논란에 대해 "안타깝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방송사들의 출연 요청까지 거절하며 자제 모드로 들어갔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측 조해진 공보특보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검증의 필요성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 마당에 구체적으로 뭘 검증해야 할지를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뭔가 있는 것처럼 의혹만 부풀리는 것은 전형적인 여당식 네거티브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 측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하는데 근거가 뭐냐"면서 "말로만 그러지 말고 이름을 걸고 구체적인 사안을 제시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당내 논란이 가열되면서 경선 조기 과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후보 측근에 있는 사람들이 말을 아껴 달라"며 "대선후보는 당연히 검증해야 하지만 검증만을 위한 검증을 한다거나 검증 논란이 과열되면 당이나 후보는 물론 국민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소장파 박형준 의원도 개인성명을 내고 "유력 주자들끼리 이전투구 하거나 그런 느낌을 주는 것 만으로도 국민은 크게 실망하고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구나' 하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유력후보 지지자들이 사이버 상에서 벌이는 난투극, 그리고 이에 쏟아지는 실망의 함성들, 이를 즐기는 '노빠들'을 지켜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유력 후보들과 그 캠프는 칼을 상대의 심장을 향해 겨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겨누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자신의 장점으로 승부해야 한다. 지지율 격차를 상대후보 약점 잡기로 만회하려는 전략은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고 그 역풍을 우리 모두가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9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워크숍을 열고 경선 논란 등에 대한 집중토론을 벌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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