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중국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안내로 인근 민박집에 머무르다 중국 공안에 적발돼 북송된 국군포로 가족이 영사관에 보냈던 편지가 공개됐다.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용)과 월간조선에 따르면 L(23) 씨는 이 편지에서 “국군포로의 장손이자 북조선 탈북자”라며 “북조선으로 갈 수도 없고 이번에 잡히면 7∼15년 감옥생활을 해야 한다”며 한국행을 요청했다.
L 씨는 2장 분량의 이 편지에서 국군포로인 할아버지는 1928년 전남에서 태어나 국군포로로 북한에 억류된 뒤 함경북도의 한 탄광에서 일하다 1996년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L 씨의 아버지 역시 탄광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쳐 자신과 어머니가 석탄을 팔며 생계를 이어갔다고 적었다.
L 씨는 14세 때부터 북-중 국경을 오가며 식량을 구하다 인신매매단에 붙잡히기도 했으며, 1년 뒤 이곳을 도망쳐 막노동을 하다 중국 공안에 적발돼 1년 동안 수감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옥에서 나온 뒤 한국 입국을 결심했다며 거듭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 보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탁 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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