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盧대통령 리더십은 토플러주의”

  • 입력 2007년 1월 30일 03시 00분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통령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의 장단점,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통령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의 장단점,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 관훈클럽 ‘대통령 리더십’ 학술회의

“개헌 등 비현실적 통치전략으로 고립 자초
차기대통령 독선 버리고 조정능력 갖춰야”

‘품위 있고, 안정돼 있으며, 능력 있는 조정의 리더십.’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정치학회(회장 양승함)와 관훈클럽(총무 이재호) 공동 주최로 열린 ‘한국 대통령 리더십 학술회의’에서 제시된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 키워드들이다. 이날 학술회의는 ‘한국의 국가 형성과 경제발전의 대통령 리더십’, ‘과도기 정부의 국가 통치’, ‘민주화와 세계화의 리더십’, ‘대통령 리더십 비교와 바람직한 리더십’ 등 4개 분야로 나눠 20여 명의 정치학자와 언론인들이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차기는 ‘실용’과 ‘안정’의 리더십=토론회에서 이강로 전주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강력한 경제 리더십이 있었던 박정희 대통령은 소외계층 양산이라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은 의회를 설득하는 리더십이 취약해 국정과제와 개혁정책이 좌초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과거의 교훈에 비춰볼 때 차기 대통령은 독선을 버리고 조정 능력을 갖춰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숭실대 선거-정당연구센터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민이 기대하는 차기 대통령은 ‘실용’과 ‘안정’으로 구체적인 실적을 남길 수 있고 권위를 갖고 안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또 “여론조사 결과 선호하는 차기 대통령의 자질은 ‘품위와 위엄’, ‘안정된 인물’, ‘도덕성보다 능력’ 등으로 이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차기 대통령에 대한 기대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 과제만 집착한 참여정부=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도 많았다. 안병진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현재의 민의(民意)보다 미래 과제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토플러주의’, 기득권층과 대립각을 세우는 ‘포퓰리즘’이 공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전2030, 국가균형발전론 등 미래 과제를 공표하고 이를 적극 설파한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리더십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에 비유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미래 과제에 대한 집착에 비해 이를 선별해 실현하기 위한 통치전략이 놀라울 정도로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안 교수는 말했다. 그는 “국민 설득이 쉽게 이뤄질 것이라는 순진한 낭만주의와 대연정, 개헌이라는 비현실적 해법으로 고립을 자초했다”고 했다.

안 교수는 또 “특히 노 대통령은 상대편에 자신의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고립될 것이라는 위협을 가하는 등 이분법적 이념적 사명감에 의한 정치를 지향했다”며 “이에 대한 질적인 혁신 없이는 현 정부의 실패는 반복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