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같은 편대장께, 필승!”

국내 최초로 여성 전투기 편대장이 된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박지연 대위가 22일 최종 평가 관문을 통과한 뒤 남편 정준영 대위에게서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첫 여성전투기 조종사 박지연 대위 5년만에 편대장에

2002년 공군이 배출한 첫 여성 전투기 조종사가 5년 만에 최초의 여성 전투기 편대장이 됐다.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F-5E 전투기를 몰고 있는 박지연(28·공사 49기) 대위가 주인공.

공군사관학교가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1997년 공사에 입교한 이후 지금까지 박 대위의 경력에는 매번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002년 첫 여성전투기 조종사가 됐고, 2004년 4월엔 공사 동기생으로 현재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정준영(28) 대위와 결혼해 최초의 전투기 조종사 부부가 됐다. 또 지난해 10월 1일에는 여성 최초로 국군의 날 축하비행에 참가했다.

전투기 편대는 통상 4대의 전투기로 이뤄진다. 편대장은 자신의 전투기를 조종하면서 나머지 전투기 3대를 지휘하는 ‘공중 전투지휘관’으로 뛰어난 조종 실력은 물론 다른 전투기들에 대한 고도의 상황판단과 지휘통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편대장이 되면 각종 고난도 임무에 투입된다.

편대장으로 승급하려면 6개월 이상 분대장(편대장 아래의 직책)으로 근무해야 하고, 비행시간도 400시간을 넘어야 한다. 또 공대지, 지대지 전술운용능력과 위기조치 능력, 리더십과 판단력 분야에 대한 8차례의 평가비행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아야 한다.

652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한 박 대위는 7번째 평가 비행에서 고배를 마신 뒤 재수 끝에 편대장이 될 수 있었다. 박 대위는 “여성 전투기 편대장이 됐다는 기쁨보다 일선 지휘관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편대원들의 기량을 극대화시키고 그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편대장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위의 평가비행을 가슴 졸이면서 지켜본 남편 정 대위는 “나보다 먼저 편대장 승급에 성공한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공군에는 박 대위를 포함해 5명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가 영공수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