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는 지난달 25일 당내 대선주자 조찬간담회에서 “특정 후보를 위해 들러리 세우는 경선 룰에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26일 강연차 방문한 목포에선 “이대로 간다면 내가 뭐 하러 선거 운동을 하고 있겠나. 대세론으로 몰고 가려는 게 당의 일반적인 분위기인데 나는 그것에 대항해 싸우겠다”고 했다.
2일 SBS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경선 룰 합의는 담합”이라며 “경선 룰과 관련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둘을 맹비난했다.
“李·朴 간 경선 룰 합의는 담합” 맹비난
그는 “본선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하기 위해선 ‘누구를 어떤 방식으로 언제 뽑을 것인지’ 등 이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며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주자들의 경선 룰 합의는 담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행 경선 방식에 대해서 “상대는 상상할 수 없는 잔치를 열 텐데 우리는 체육관 선거를 하자는 것”이라며 “국민 참여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했고, ‘3월 말~4월 초 후보 조기 등록’에 대해선 “경선 방식과 시기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조기 등록을 하겠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정치의 품격을 폄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손 전 지사는 또한 “현재의 지지율에 바탕한 대세론은 착각”이라며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바뀔 상황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 한나라당 3명의 주자 지지율을 합친 게 80%에 달하지만 12월 19일 대선에서도 그렇게 되겠느냐”며 “바뀐 정세, 바뀔 상황을 대비하는 게 당의 자세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대세론은 착각이다. 반노 감정에 따른 반사이익이자 쏠림현상일 뿐”이라며 “당 국회의원이나 지구당 위원장들도 대세론의 허상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 39.2%, “손학규 결국 탈당할 것”
한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손 전 지사가 결국 한나라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해 관심을 끌었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2%는 “손 전 지사가 결국 한나라당을 이탈할 것”이라고 답했다. “탈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33.3%였다.
지역별로는 전북지역(응답자 중 48.3%)이 손 전 지사의 탈당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고, 이어 인천·경기(44.4%), 대구·경북(43.1%), 전남·광주(41.0%) 순이었다.
지지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예상하는 비율(43.7%)이 가장 높았고, 민주당(43.3%), 민주노동당(30.5%)이 뒤를 이었다. 반면 열린우리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39.2%)이 탈당을 예상하는 응답자(32.3%)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달 26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687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4%이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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