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수로 얘기만 해왔다”=김 부상은 이날 1994년 제네바 합의의 미국 측 주역이자 대북 경수로 지원사업을 전담했던 카트먼 전 총장을 아침과 저녁 두 차례 만났다.
김 부상과 카트먼 전 총장의 조찬에는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분석관이 함께했다. 김 부상은 저녁에 맨해튼 코리아타운의 한식당 금강산에서 카트먼 전 총장과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을 만나 만찬을 함께했다.
카트먼 전 총장과 칼린 전 분석관, 프리처드 소장은 모두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 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북 특사 등을 지내면서 김 부상과 북-미 협상을 진행한 인사다.
카트먼 전 총장은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김 부상이 경수로에 관심을 표명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 그는 그 얘기만 해왔다”고 말해 김 부상이 경수로 확보의 강력한 의지를 보였음을 시사했다.
▽김계관 뮤지컬 관람 ‘여유’=이날 오후 김 부상은 전격적으로 뉴욕 맨해튼에 있는 브로드웨이의 한 극장을 찾았다.
김 부상은 김명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 등과 함께 미 국무부 소속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면서 맨해튼 44번가에 있는 세인트제임스 극장에 도착해 뮤지컬 ‘프로듀서스’를 관람했다.
김 부상은 특별 통로로 입장해 2시간 반 정도 계속된 공연을 본 뒤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술 공연을 관람했다”고 말했다.
▽“HEU ‘면죄부’ 줄 듯”=뉴욕타임스는 5일 미 행정부가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이 핵무기가 아니라 에너지 생산을 위해 장비를 구입했다”는 ‘다소 모호한’ 설명과 함께 HEU 장비들을 반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HEU를 둘러싼 논쟁을 풀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4일 “이번 북-미회담에서 양자 관계 논의를 위한 어젠다를 정할 것”이라며 “외교 관계 수립에는 어떤 게 포함되는지,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된 IAEA 정기 이사회 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의 ‘2·13합의’가 IAEA와 북한의 관계 정상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건설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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