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재원 “자녀 소환령 금시초문”

  • 입력 2007년 3월 8일 03시 00분


“무슨 소립니까?”

7일 오후 5시 반 중국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평양으로 가는 K27차 열차 승강장에서 만난 북한 주재원은 “최근 외교관과 주재원 자녀를 한 명만 남기고 모두 귀국시키라는 지시가 있었다는데 사실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펄쩍 뛰었다.

9, 10세로 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가는 주재원 부부는 “밖에서 일하다 이제 들어가는 것”이라며 “자녀 소환이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최근 망명 등 일탈을 우려해 해외 거주 외교관 및 주재원 자녀들에게 귀국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차에 탄 북한 사람은 100여 명. 20여 칸 가운데 북한 사람은 북한 측 열차인 맨 앞 두 칸에만 탄다.

열차 안은 좌석이 듬성듬성 비었다. 승객은 대부분 30∼50대의 사회인이다. 학생 혼자 가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승객 가운데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청소년은 중국 하이난(海南) 섬에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 30명뿐이었다.

이날 북한 외교관 자녀가 가장 많이 다니는 베이징의 팡차오디(芳草地) 초등학교의 국제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등록한 11명이 방학을 이용해 귀국했다가 새 학기를 앞두고 모두 돌아왔다”며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 학생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북한이 자녀 소환령을 내렸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북한의 새 학기가 4월에 시작되므로 지금은 안 가더라도 3월 말엔 대량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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