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北 HEU 있는한 비핵화 불가능”

  • 입력 2007년 3월 8일 03시 01분


■ 힐 차관보 일문일답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일 뉴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을 마친 뒤 “매우 유익하고 실무적인 회담이었으며 포괄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말해 회담 내용에 긍정적인 평가를 나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할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나.

“분명한 것은 북한이 초기 60일간의 조치를 충실하게 따르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비디오 게임처럼 단계가 진행될수록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일단 첫 단계는 좋아 보인다.”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제기했나.

“물론이다. (미국) 전문가들이 북한 전문가들을 만나 논의를 진전시키고자 한다. HEU가 존재하는 한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이 문제에서 완벽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과거에도 북한과의 핵문제 해결 논의가 있었는데 이번은 무엇이 다른가.

“지금은 이전과 달리 단계마다 시한이 있다. 또 이번은 양자 합의가 아니라 6자 합의에 의한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이번 합의에 중국이라는 ‘보증인’도 있다.”

―6자회담(식 해결방식)이 이란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가.

“상황마다 해결방식은 다르다. 북한은 여전히 플루토늄을 생산하고 있으므로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북한에 핵무기는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북한은 전보다 훨씬 고립됐고 빈곤해졌으며 핵무기가 북한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했다. ―북한과의 협상이 미국 행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나.

“물론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그 정점에 있다. 외교협상은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과 같다. 성과가 좋을수록 지원도 커질 것이다.”

―북한이 태도를 바꾼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북한에 직접 물어봐라.(웃음) 중국과 함께 일한 것이 매우 중요했다.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와 함께 전략과 전술까지도 공유했다.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후 북한이 국제사회의 단호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중국이 지난해 7월과 10월에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대북 결의에 동참한 것도 북한에 영향을 줬다.”

―북핵 제거라는 최종 목표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어떻게 되나.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기를 원한다. 빠를수록 결의사항 이행이 확고해지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마지막으로 핵물질이 제거되는 시점을 아직은 알 수 없다. 우선 60일 초기 조치가 이행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앞으로 일정은 연 단위가 아니라 수개월 단위로 진행된다.”

―전반적인 회담 분위기는 어땠나.

“긍정적이었다. 2·13합의가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것에 북한도 강한 공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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