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선언은 한나라당과 범여권을 포함한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한나라당은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
▽“‘제2의 이인제’ 될 것”=강재섭 대표는 손 전 지사의 탈당 선언 직후 “이유가 무엇이든 탈당 선언을 철회하고 정권 교체의 한 길에 힘을 합쳐 주길 바란다”며 “여전히 손 전 지사와 만나 대화하길 희망하고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나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많은 국민에게 아쉬움을 주는 결정”이라며 “정치 불신의 역사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경선 승률이 떨어지자 ‘군정 잔당’ 운운하며 탈당하는 것은 좌파들이 보여 줬던 모습과 다를 게 없다”(전여옥 의원) “‘제2의 이인제’가 되려고 한다”(권철현 의원) 등의 비판도 나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손 전 지사가 국민의 염원인 정권 교체를 앞에 두고 당을 떠나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한나라당은 힘을 모아서 정권 교체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섣불리 유불리를 따질 수 없는 상황이어서 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도 “끝까지 함께 가셨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을 ‘수구’라고 비판한 데 대해 “지금의 한나라당은 무척 많이 변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 대해 며칠 사이 생각이 많이 바뀌신 것 같다”며 “경선 룰 때문에 나가면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캠프 일각에서는 ‘손 전 지사의 탈당이 현재의 이 전 시장 독주 판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희망 섞인 전망을 했다.
손 전 지사가 신당을 창당할 경우 모태가 될 가능성이 있는 386 인사 출신 모임 ‘전진코리아’는 논평에서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용기 있는 역사적 결단”이라고 치켜세웠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놀라운 결단으로 큰길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으며, 김근태 전 의장은 “손학규식 정치 실험이 성공하길 기원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여권의 잠재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손 전 지사가 밝혔던 ‘드림팀’ 구상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는 사이지만 정치적인 소통은 없었던 분이 갑자기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범여권의 각 진영에서는 손 전 지사의 영입 문제 등을 둘러싸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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