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서브쓰리를 꿈꾸는 원희룡 의원에게’라는 제목의 공개편지에서 “원 의원, 손학규 후보가 떠난 자리에 서 있는 게 ‘썩 어울리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은가”라고 물은 뒤 “궁색하게 변명하지 말고 당에서 나오라”고 강권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서럽고 아프지만 당당했던 80년대처럼 행동할 때”라며 “손학규보다 먼저 뛰쳐나왔어야 할 원 의원이 한나라당에 남아 손학규의 빈 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습은 원희룡 답지 않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한 “구차하게 전두환에게 세배하고 광주에 가서 다시 참회하는 어리석은 누를 범하지 않기를 그때의 공기를 마시던 동지로서 권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다음은 편지 전문
서브쓰리를 꿈꾸는 원희룡 의원에게
의원회관 726호 자네 방문에 붙어 있는 ‘나는 서브 쓰리를 꿈꾼다’는 포스터를 보면서 내 방인 738호로 오는 길이네.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주파하겠다는 ‘집중과 몰입’을 보여주는 원 의원의 책을 보면서 지금 시기야 말로 ‘원의원이 역사에 대해 집중하고 몰입해 줘야 할 때다’ 말하고 싶네.
격동의 80년대를 살아온 386세대의 한명이었던 원희룡 의원! 원 의원 앞에 붙은 수식어를 찬찬히 보면 ‘진정한 보수’를 강조하며 개혁과 창조를 꿈꾸는 정치인 원희룡! 영특함과 두둑한 배짱으로 한나라당의 최고위원이 된 원희룡! 40대에 대권에 도전하는 후보 원희룡!
이제 그 다음에 붙여질 수식어가 궁금하네.
신년 벽두에 전두환을 찾아 엉겁결에 세배하고 얼마 후 지지자들의 항의에 못 이겨 5.18영령 앞에 사죄하는 원희룡 의원일까? 또, 손학규의 빈 공간을 메우고 싶어 하는 원희룡일까?
원 의원! 한반도에 봄이 오는 소리가 내 귀에는 분명히 들리는데, 철책선 밑으로 흐르는 냉전의 얼음 녹이는 평화수 소리가 들리는데, 또,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했던 미국의 네오콘 세력이 후퇴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렇다면, 이제 분명해진 것 아닌가?
김대중, 노무현의 뒤를 이을 삼세판의 평화의 전령사를 뽑는 이번 대통령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원 의원이 더 잘 알지 않는가? 한나라당이 이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아직도 있다고 믿는 건가? 내가 보기엔 아닐세. 그 일에는 원 의원이 아니어도 수구냉전 시대가 막을 내리며 자연스레 이뤄질 거라 믿네.
원 의원! 손학규 후보가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것을 보면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탈당한 김원웅 의원과 열린우리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탈당한 독수리 5형제라 불리우는 김영춘 의원 등이 느꼈다는 ‘한나라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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