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리는 '천막당사 3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캠프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나라당은 항상 천막당사와 국민이라는 두 개의 거울을 보며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그는 이어 "국민에게 더 가까이, 더 따뜻하게 다가가되 우리 스스로에게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며 "한 점의 부패도 구태도 없는 가장 깨끗한 정당으로 더 변하고, 더 노력해서 당당하게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기도 오산에서 열리는 경기도당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서도 "깨끗한 정당, 신뢰받은 정당을 만들어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 가시밭길을 걸어온 것 아니겠느냐"며 "여기서 자만해서는 안된다. 더 많이 개혁하고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이날 언급은 천막당사가 자신이 당 대표로 취임할 당시 '차떼기 대선자금' 등 부패 정당 이미지와 절연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는 점에 대한 소회이기도 하지만, 최근 당 경선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는 금품 살포나 공천 미끼 회유 등 각종 구태와 반개혁적 사안에 대한 '경고 메시지' 성격이 더욱 짙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특히 '구태'의 원인 제공자로 박 전 대표측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이날 메시지는 이 전 시장측을 '구태', '반개혁 세력'으로 정의하되 박 전 대표 자신은 '개혁' 이미지로 대비시킴으로써 자신이 보다 적합한 대선주자임을 강조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이 전 시장측의 금품살포 의혹에 대해 "당내에서 제보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도 "경선 룰 변경으로 선거인단 규모가 기존의 4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늘어났지만 이는 돈선거가 가장 횡행할 수 있는 규모인 만큼 금품 살포 등을 막기 위한 대책을 캠프 자체적으로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경기도당 필승결의대회를 시작으로 24일까지 경기도내 대의원 및 당직자 간담회를 잇따라 갖고 당심(黨心)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 등 수도권은 투표 참여율이 높은 대의원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표밭'이라는 점에서 내주 초 지방 방문 일정이 마무리되는 직후부터 수도권 표심공략에 진력할 방침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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