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는 특히 노 대통령의 '진심' 발언과 노 대통령 측근 안희정 씨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북한 리호남 참사를 만난 사실을 연계시키며 "참여정부가 비밀리에 대선용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이런 강경 대응은 대북 유화 분위기도 좋지만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의 페이스에 말려들 경우 자칫 선거판이 원치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대선패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 기조는 유연하게 수정하되, 범 여권의 노림수에는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노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을 끌어들여 자신의 노골적인 친북노선을 합리화하는 논법으로 한마디로 궤변"이라면서 "미국과 친하게 지내고자 하는 것은 국익을 위한 것으로 정확히 말해 용미(用美)에 해당하지만 맹목적 친북은 이적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혁·개방과 민주화 유도라는 목표의식이 없는 친북은 김정일 독재체제를 도와주는 것밖에 안된다"면서 "북한주민과 상관없이 김정일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쩔쩔매는 친북은 종북일 뿐이며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해 아무 소리도 못하는 것은 종북세력들이나 할 짓"이라고 지적했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은 국회대책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또 설화를 일으켰는데 이는 친북활동에 대한 언어 유희에 다름없다. 말씀이 지나쳤다"면서 "일각에서 '친북만 했지 언제 친미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오죽했으면 친북좌파 정권이란 분석까지 나오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중동특수에 이어 북한에서도 3번째 특수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는 데 유감이지만 이는 환상일 뿐이다. 그렇게 퍼줬는데도 북한은 꿈적도 안 한다"면서 "대북지원을 투자라고 했지만 기대이익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노 대통령이 북한 허종 대사를 만나 '진심을 전해 달라'고 했는데 '진심'이라는 말은 공무를 수행할 때는 적절치 않은 단어"라면서 "암묵적으로 무엇을 약속하면서 지키고자 할 때나 어울리는 말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는 아닌지, 다른 무엇이 있는지 국민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안희정 씨의 대북 접촉 사실 시인과 관련, 나 대변인은 "안 씨가 지난해 북측 인사에게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전달했고 북측은 '평양 입장료'로 현금 5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1만 마리의 돼지사육 농장을 지어주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다고 한다"면서 "이런 연장선에서 보면 이해찬 전 총리의 최근 방북도 정상회담을 논의하기 위한 특사 성격이었다. 정부는 안희정 이해찬 두 사람이 북측과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 지, 정상회담 대가로 어느 수준의 대북지원을 약속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제2의 대북 퍼주기'가 될 것이 뻔한 만큼 정상회담을 하려면 투명하고 당당하게 공개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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