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전 의원은 3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안 씨의 대북접촉을 알게 된 계기에 대해 “중국에서 북한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을 통해 듣고 통일부 관계자를 통해서 확인했다”며 “지난 10월 20일 대북 비밀접촉 논란을 빚고 있는 시점에서 안 씨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찾아가서 이 문제를 상의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새로 들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얼마 전에 북한에 다녀온 미국의 한 교수로부터 간접적으로 들었다”면서 “북측관계자들이 사실상 남쪽에 비선라인이 있다는 것을 (정부가) 스스로 오픈한 것에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남측과의 비선라인을 찾고 있는 것 같고, 남쪽에서도 지금 이 라인 외에 또 다른 비선라인이 있지 않나, 이런 의구심이 좀 강하게 든다”고 주장했다.
장 전 의원은 북측에서 안희정 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북측에서 선택했다기보다는 대북라인이 있는 주간지 N기자와 권오홍 씨가 북측에 386 핵심라인을 건의를 했던 것 같다”며 “대통령에게 영향력이 있고 노출이 안 되는 적임자를 찾다보니 결과적으로 안 씨가 자연스럽게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씨가 접촉한 북측 이호남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참사의 역할에 대해선 “남쪽에 대한 크고 작은 일들을 북한 중앙에 알려주는 실무급에 불과하다”며 “여기서 이야기하기는 그렇지만, 97년 북풍사건 개입도 있고 그런저런 일을 많이 했었던 당사자”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외교라인이 굉장히 격하되고 있는 것 같다.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북측 관계자의 급이 아주 낮기 때문에 위험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화영 의원이 안 씨와 동행한 것에 대해 “두 사람이 모두 386이고, 또 이 의원은 나름대로 중국에서 북측관계자 접촉을 몇 번 해온 사실이 있다”며 “저도 그 접촉루트를 확인했고 알고 있는데, 이 의원 본인에게도 제가 암시를 준 적이 있다. 중국에서 만났었던 북측라인이 안 씨와 중복된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전달한 내용에 대해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메시지도 분명히 담겨있었을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쿠웨이트에서 북한 대사를 만나서 ‘진심이다’라고 했는데 이는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잘 전달해 달라는 것으로 해석 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평양 입장료로 50만 달러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건 사실인 것 같다”며 “어떤 형식이 되던 간에 북측에서는 일정정도의 현금에 대한 실적을 그 대가로 좀 가지고 싶었을 것이고, 실무급에서는 나름대로 업적을 좀 추구해서 중앙에 보고해야 되기 때문에 일정 정도 현찰을 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북송금에 대한 특검법을 단행했던 참여정부 관계자들에게 그것은 큰 부담”이라며 “그래서 대신 돼지농장을 지어주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 전 의원은 끝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된다”며 “남북관계의 발전법 저촉 행위냐, 통치행위냐 라고 하는 차원에서도 분명하게 입장표명을 해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비선라인을 통해서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거나 대북라인을 가동하지는 않겠다고 국민들 앞에 했었던 노 대통령의 공언이 허언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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