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장관은 3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올린 ‘국민연금법 개정안 부결에 대해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국회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던 4월 2일에도 어김없이 8백억 원의 국민연금 잠재부채가 더 쌓였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개혁이 좌절된 것은 모두가 주무장관인 저의 능력과 지혜가 부족한 탓”이라며 “저의 경륜 부족으로 인해 언론인과 지식인 전문가들의 성원을 헛되이 만든 데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좌절한 채 연금 개혁을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이제는 어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저도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연금 재정안정화를 위한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연금법 개정안과 한나라당·민주노동당의 수정안이 함께 부결됐다. 이로써 4년여를 끌어온 국민연금법 개정이 무산되고 만 것.
한나라당·민노당 안은 수령액이 3분의 1로 줄어든다는 점에서 당초 부결이 예상됐으나, 정부와 열린우리당 안의 경우는 통과가 낙관됐었다.
▽유시민 장관이 미워서 부결?▽
따라서 정부안인 부결을 두고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추진모임 의원들이 주무부처 장관인 유 장관에 대해 평소 좋지 않은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됐었다. 실제로 이날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이 개정안 제안 설명을 하면서 “모(某) 인사가 아무리 밉더라도 부결시키지 말아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이날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국회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 앉아 입을 가리고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유 장관은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초노령연금법 수정안’ 제안 설명을 잠시 듣다 본회의장을 떠났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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