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순 방송위원 ‘특정지역 비하 발언’ 논란

  • 입력 2007년 4월 7일 02시 59분


6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강동순 방송위원의 호남 관련 발언 녹취 내용을 두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설전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방송위원의 중립성 의무를 훼손한 강 위원은 사퇴하라”고 압박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법 녹취한 것이 잘못”이라고 맞섰다.

이날 일부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강 위원은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 신현덕 전 경인TV 공동대표, 윤명식 KBS 심의실 부장, 장재원 프로덕션 제3영상 대표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호남이 다 썩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얘기에 휩쓸려가지고…”, “우리나라에 진짜로 민주화가 되려면 호남 사람들이 깨야 된다”라고 말했다.

강 위원은 또 유 의원에게 “방송의 영향력이 막강한데 (한나라)당에서 방송에 관심을 가져 달라”, “이제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면 방송계는 하얀 백지로 새로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신 전 대표가 녹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방송위원은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그런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없다”며 “특정 정당 대선주자의 최측근을 만나 어떻게 해야 유리한지 조언한 내용은 경악할 만하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강 위원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면서도 “사적인 자리의 말을 몰래 녹취한 것은 헌법으로 보장된 사생활의 영역을 침해한 것”이라며 불법 녹취를 문제 삼았다.

강 위원은 “녹취록 내용의 일부는 사실이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것도 인정하지만 이 자리는 후배와 만난 사적인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거취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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