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중 주중 한국대사 “주중 한국대사두나라는 지금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
김하중 주중 대사는 ‘한국 최고의 중국통’으로 불린다. 1992년 한중수교에 깊이 간여했고 3년의 주중 공사를 거쳐 6년째 장수 대사로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급할 때면 언제든지 중국의 주요 인사와 만날 수 있는 몇 안 되는 주중 대사 중 한 명이다. ‘관시(關係·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김 대사의 인적네트워크는 그만큼 깊고 두텁다. 2002년 11월 출간한 ‘떠오르는 용(騰飛的龍)’은 한중일 3국에서 5만여 권이 팔렸다.
4일 오후 김 대사를 집무실 옆 접견실에서 만났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발전을 경계심을 갖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중 수교 15년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1992년 8월 수교 이래 15년 만에 ‘21세기를 향한 협력동반자 관계’를 거쳐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나라가 거의 없다. 현재 양국 관계는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를 보이고 있다.”
―경제 및 인적 교류도 급증 추세라는데….
“수교 당시 50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무역은 지난해 1343억 달러(중국 통계)로 15년 만에 27배 성장했다. 이는 한일(약 785억 달러) 및 한미 간 무역액(약 768억 달러)을 합친 액수에 버금간다. 지난해 말 현재 중국에 350억 달러가 투자됐고 중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은 4만여 개에 이른다. 지난해 매일 1만1000명씩 390만 명의 한국인이 중국을 다녀갔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외자기업 우대가 속속 사라지고 있다. 대응책은….
“중국의 외자유치 기조가 선별적 유치로 바뀌면서 투자 환경이 어려워졌다. 주중 대사관은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맞춤형 경영정보와 법률자문을 무료로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일부에서 한류(韓流) 확산에 대한 반작용도 보이는데….
“현재 한류는 드라마 영화 음악 의상은 물론 자동차 정보기술(IT)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한국에서도 중국을 향한 관심과 열기가 ‘한풍(漢風)’ ‘한류(漢流)’로 나타나고 있다. 부정적 분위기가 일부 있다는 견해도 있지만 이는 양국관계의 발전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중일 공동체 어떻게 보나.
“한중일 3국은 세계 인구의 23%, 국내총생산(GDP)의 17%, 교역량의 15%를 차지한다. 현재 무역 및 투자에서 3국간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중일 3국이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제도적 틀을 만들 수 있다면 세계경제를 견인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어떤 행사가 열리나.
“정부간 직접교류 행사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80여개 사업이 추진된다. 지방에서도 경제인 및 문화예술 교류 등 60여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중 교류의 해’ 개막식은 10일 서울에서, 폐막식은 12월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민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앞으로 양국관계는 교역 규모 2000억 달러, 인적 교류 1000만 명 시대를 향해 급속히 발전할 것이다. 주중 대사관은 한중관계의 교두보로서 국가 이익의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간 해결이 중요”▼
―평양에서 대학을 다니고 외교부에서도 오랫동안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셨지요. 2005년 9월 부임 이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상은 어떤지요.
“외교관 생활 30년 중 평양 근무 10년을 포함해 27년을 한반도 관련 업무를 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크게 ‘작지만 큰 나라’ ‘발전 잠재력이 큰 나라’ ‘중국에 우호적인 국가’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국토 면적과 인구는 작지만 경제력, 세계적인 기업, 한류 등의 문화 역량, 수영 골프 태권도 등 스포츠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중국과의 교류를 희망하고 양국 관계 발전에 믿음을 보이고 있어 양국 관계는 전망이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수교 15년을 맞은 한국은 중국에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나요.
“먼 친적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遠親不如近(린,인))고 하죠. 한국은 역사적 관계뿐 아니라 바다 하나만을 가운데 두었으니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이웃이죠. 양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긴밀한 동반자입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원 총리의 방한은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북한 핵문제나 6자 회담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주평화통일을 지지합니다. 한반도 비핵화 등에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인내를 가지면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한반도 문제는 당사자 간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며칠 전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혹독한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지요.
“최근 통과된 중국의 기업소득세법은 시장경제원칙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중국 경제의 시장경제화 정도가 더욱 높아진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기업환경 변화가 주는 기회와 도전을 잘 읽기를 바랍니다.”
닝 대사는 최근 한미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높아지고 국민들의 생활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중 간에도 공동 연구 단계를 마치고 FTA 협상이 더욱 가속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도 1988년 올림픽을 계기로 경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요.
“유형 무형으로 전방위적인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올림픽과 관련해서 160억 달러가량의 투자가 이뤄져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욱이 국민의 자부심이 높아지고 환경보호 의식 등 종합적인 의식수준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 세계에 중국의 문화 예의 품격 등을 보여 줄 귀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닝 대사는 문화대혁명 시기에 북한 김일성대 조선어과에 유학해 1976년 외교부에 들어간 후 3년간의 캄보디아 대사(2000년)를 빼고는 한반도 문제만을 담당했다. 부인도 주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부부 외교관이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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