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8일 “에티오피아 선박이 올해 1월 말 북한에서 탱크부품 등 재래식 무기를 싣고 자국으로 들어왔지만 미국 정부는 무기 반입에 동의(allow)했다”고 보도했다. 결의문은 ‘재래식 무기 부품’도 금수(禁輸)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미 정부는 북한산 무기 반입 계획을 지난해 10월 제재 결의가 채택된 직후 에티오피아 정부로부터 “앞으론 구입하는 곳을 (제3국으로) 바꾸겠지만 하룻밤 사이에 그럴 순 없다”는 말을 들었다. ‘테케제’라는 이름의 현대식 선박은 북한의 한 항구를 떠나 동아프리카의 지부티에 화물을 내렸고, 이후 육로를 통해 에티오피아로 운송됐다고 정보 당국의 말을 인용해 이 신문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올 1월은 제재 결정 뒤 3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며 “에티오피아가 소말리아를 거점으로 하는 이슬람 무장 세력과 전투를 벌이면서 미국의 동아프리카 정책에 협조하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며 미국의 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혼재하는 에티오피아는 1970년대까지 친북한 성향이었지만 1990년대 이후 미국의 주요 우방 역할을 해 왔다.
미국의 결정은 재래식 무기 판매의 대가가 어떤 형식으로든 북한에 지불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묵인한 것으로 ‘대량살상무기(WMD) 자금의 북한 유입 차단’이라는 안보리 결의 1718호의 기본정신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 신문도 “미 국방부 측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 명백하다’고 말했다”고 썼다. 이 당국자는 “당시 회의에서는 (에티오피아의 북한산 재래식 무기 반입) 증거가 뚜렷하지 않아 본격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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