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제는 하늘과 땅의 신에게 복을 빌기 위해 향을 피우거나 향나무를 묻는 풍습으로, 마을을 떠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민들은 도두리 문·무인상 앞에 모여 소원이 적힌 종이 수십 장을 문·무인상에 매달아 불태운 뒤, 대추분교까지 1.5km 구간을 행진하며 정든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이어 주민들의 소원을 써 넣은 향나무판(가로 15cm, 세로 20cm)과 도장, 옷가지 등을 항아리에 담아 대추분교 운동장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 행사가 진행됐다.
주민들은 이곳에 4년여에 걸친 기지이전 반대 투쟁을 기록한 향나무 솟대를 세웠다.
지난달 30일 마을을 떠난 노영희(70) 할머니는 “내가 못 지킨 고향을 후대에라도 찾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며 흐느꼈다.
이날 행사는 한반도 평화와 마을회복 염원을 담은 꽃배 상여를 태우는 것을 끝으로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현재 대추리 등 평택기지 이전 예정지(285만 평)에는 5가구만 남은 채 이달 1일까지 사실상 이주가 완료됐으며 잔류 주민들도 이달 중순까지는 이주를 끝낼 예정이다.
국방부는 사실상 주민 이주가 완료됨에 따라 9일부터 외부인의 마을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곧 기지 이전 예정지에 대한 철거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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