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본회의장 '중앙좌석'으로 이동

  • 입력 2007년 4월 9일 14시 57분


열린우리당이 2월초 소속 의원들의 집단탈당으로 원내 제2당으로 추락한지 2개월만에 본회의장 중앙무대를 한나라당에 내줬다.

그간 한나라당의 계속된 좌석 재배치 요구에 열린우리당이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신경전이 계속돼 왔으나 결국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측 요구를 수용하면서 9일 본회의부터 좌석배치가 변한 것.

이에 따라 국회의장이 회의장을 바라보는 것을 기준으로, 중앙에 한나라당이 앉게 됐고 그 왼편으로 열린우리당, 그 오른편으로 통합신당모임, 신당모임 오른편에 비교섭단체가 자리를 잡게 됐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랜 기다림 끝에 본회의장 좌석 중앙에 배치됐다"며 "한나라당은 당연한 것을 당연시하지 않는 일부 정당의 풍조를 적극 시정해 나갈 것이며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국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으로부터 4월 국회에서 국민연금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는 방향으로 협조한다는 약속이 있어 중앙자리를 내주기로 한 것"이라며 "더 이상 한나라당이 자리 문제로 국정을 발목잡는 치졸한 일이 있어선 안되며, 민생·개혁입법안 처리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성곤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중앙좌석을 내주고 (한때 한몸이었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양쪽으로 갈라진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통합작업에 반드시 성공해서 다시 중앙 자리에 앉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과거 14대 국회 때 원내 2,3당이 서로 바뀌어 좌석이 재배치된 사례는 있지만 1,2당이 뒤바뀐 뒤 좌석이 다시 배치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통합신당모임의 창당 움직임 등 범여권 대통합 진행상황에 따라 원내 제1당이 또다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17대 국회에서의 '좌석쟁탈전'은 아직까지는 현재진행형으로 볼 수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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