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경기 안산 지역에서 도의원 재선거 공천을 놓고 돈 거래를 한 혐의가 드러나 다른 당으로부터 ‘부패 정당의 구태’라는 융단폭격을 받고 있다. 몇몇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서도 공천 잡음이 들리고 있다.
강재섭 대표는 안산 도의원 재선거 ‘공천헌금 파동’을 진화하기 위해 20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혔지만 당 이미지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홍업 씨를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공천해 큰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이 곧 당선?’=재·보선 전만 해도 ‘지지율 50%를 넘는 한나라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었다. 대다수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공천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서울 양천구청장, 경북 봉화군수 선거에서는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양천구청장 후보로 나선 한나라당 오경훈(16대 의원·양천을) 후보는 무소속 추재엽(전 양천구청장)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 당시 원희룡(양천갑)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추 전 양천구청장 대신 이모 시의회 의원의 공천을 밀었다.
그러나 이 씨는 구청장에 당선된 뒤 학력 허위 기재 혐의로 당선 무효가 됐고, 이번 보선에서 추 전 구청장은 탈당 전력이 문제가 돼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국회의원을 지낸 오 후보가 나서게 됐다는 후문이다.
봉화군수 보궐선거에서는 김광원 도당위원장이 추천한 후보 대신 강 대표의 측근인 우종철 당 중앙위 총간사가 공천을 받으면서 현지 당 조직 일부가 무소속 엄태항(전 봉화군수) 후보를 지원한다는 말도 나온다.
경기 화성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과정에서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 출신 박보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탈락한 것에 반발해 사무처 직원들이 국회 대표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며 파업을 하기도 했다.
대선주자들까지 총출동한 대전 서을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에 필적할 만한 인물을 공천했어야 한다”는 뒤늦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도 공천 잡음=박범계 전 대통령 법무비서관은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열린우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 지역에 출마한 심 후보를 범여권 통합 추진이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지원한 셈. 박 전 비서관은 이에 반발하며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대전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이다 며칠 뒤 심 후보 지지를 밝히면서 후보를 사퇴했다.
민주당은 전남 무안-신안에 김홍업 씨를 전략공천 했다가 호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공천 과정에서 당원 700여 명이 집단 탈당하는 등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악재가 됐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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