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 일단 ‘잠수’… 일정 취소하고 행보 고민

  • 입력 2007년 4월 27일 03시 07분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측근인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양 주자의 다툼을 비판해 대선주자 책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강 최고위원은 26일 “대선주자 간 옹색한 다툼으로 국민의 피로감이 날로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고, 전 최고위원은 “두 명의 대선주자, 그렇게 큰 기대를 줬는데 공동유세 한 번 못하고 이게 뭐냐”고 질타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일단 경선과 관련된 행보를 중단했다. 자숙한다는 의미에서다.

▽李, ‘당이 아닌 국민을 보고 가겠다’=이 전 시장은 26일부터 이틀간 예정됐던 부산 방문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번 주말로 예정된 ‘안국포럼’의 여의도 이전도 보류했다.

이 전 시장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모든 전략과 정책 방향을 당 안이 아닌 당 밖의 국민에게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 측은 당 지도부에 대해 “심기일전하여 민심을 겸허히 받들고 당을 잘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朴, ‘신중하게 지켜보자’=박 전 대표 캠프는 27일까지 예정된 일정을 잠정 연기하고 좀 더 신중하게 향후 정국을 지켜보기로 했다.

박 전 대표가 선거 패배가 확정된 25일 밤 “최선을 다했고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한나라당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거였다”고 말한 데서도 캠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 전 시장이 “저를 포함해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뜻을 밝힌 것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한편 박 전 대표 측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 재·보선 참패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성은 하되 현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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