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대선 포기? 그런 말한 적 없는데…”

  • 입력 2007년 4월 27일 14시 00분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27일 “대선후보 출마 포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도 없고 생각도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원 의원은 이번 4·25 재·보선 참패로 정치적 치명타를 입었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양천구청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온 오경훈 후보가 무소속 추재엽 후보에게 패한데 대해 당내에서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

전여옥 의원은 전날 “자신의 선거구를 그렇게 쑥대밭으로 만들고 지역구 주민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어떻게 개혁과 혁신을 얘기했던 소장파라고 할 수 있느냐”며 원 의원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 속에서 원 의원의 ‘대선후보 포기설’이 나돈 것으로 보인다.

원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내 경선 등 전반적인 흐름에 대해 점검하며 행보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인해 대선후보 포기를 검토한 적은 없다”며 “경선에 끝까지 참여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전날 전 의원이 제기한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 “안타깝다”며 긴 한숨을 토해냈다.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적극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공천 과정에 내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공천을 잘못했기 때문에 선거에서 패했다는 복선이 깔려 있는 듯한데 사실은 당에서 오경훈 카드를 내밀었고, 난 힘껏 도와주고 협조해줬을 뿐이다. 그런 평가를 내리는 건 부당하다.”

그는 “전 의원이 사실을 잘못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거듭 항변했다.

원 의원은 또한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이 소장파에게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부당하고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며 “패배의 책임이 어떻게 소장파에게 있느냐”고 따졌다.

원 의원은 당내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지도부 총사퇴론’이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내 지역구에서 그런 선거 결과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코멘트를 해도 문제가 없겠지만 자성 중에 있는 지금의 내가 그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건 부절적하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원 의원은 인터뷰 말미에 이번 선거에 대한 소회를 간단하게 밝혔다.

“옛글에 ‘不怨天 不尤人’(불원천 불우인)이라는 말이 있다. 고난과 역경에 처하더라도 하늘이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의 분수를 지키며 자신의 발전을 기한다는 말이다. 무릇 ‘꽃은 시들어도 바람을 탓하지 않는 법’이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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