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사실상 참패한 원인을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반(反)노무현 정서를 표출할 여당이 없어서’(9.2%)라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는 ‘재·보선 기간 중 불거진 공천비리 등 비리 의혹’(27.7%)과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 간 분열’(24.7%), ‘재·보선 후보들의 경쟁력 부족’(8.5%) 등 한나라당의 내부 문제를 패인으로 꼽았다. ‘한나라당 독주에 대한 견제 심리’라는 응답은 19.6%였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 중 재·보선 패인을 ‘여당 부재’에 돌린 사람은 5.5%에 불과했다. 70%가 넘는 한나라당 지지자는 비리 의혹 등 내부 문제를 패인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특히 비리 의혹(31.1%)과 대선주자 간 분열(29.6%)을 비슷하게 꼽아 주자 간 갈등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1.9%는 ‘이번 선거 결과가 패배 책임론에 의한 한나라당 당내 갈등을 심화시키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나라당에 변화를 유도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23.4%에 그쳤다. 다만 한나라당 지지층의 경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34.8%)이라는 전망이 부정적 전망(29.8%)보다 많았다.
‘이번 재·보선 결과가 범여권 통합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39.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은 가운데, ‘통합을 가속화할 것’(29.7%)이란 답변이 ‘통합을 방해할 것’(20.4%)이란 의견보다 많았다.
한나라당 선호도는 지난달 29일 조사 이후 한 달 만에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지는 않았다. 열린우리당 선호도는 1.9%포인트 올라 12.9%를 기록했으며, 민주노동당 선호도(12.1%)는 3.2%포인트 상승했다.
김정혜 코리아리서치센터(KRC) 상무는 “‘그나마 한나라당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소극적 지지층이 재·보선 결과와 당내 갈등을 지켜보며 등을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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