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오전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자정기능 강화 △당 중심체제 확립 △문호개방을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대표직을 사퇴해 당이 안정을 되찾고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지만 지금은 제가 물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물러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강 대표는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내 경선이 끝나면, 대선 후보와 협의해서 연말 대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입장표명과 쇄신안에 대해 박근혜 이명박 두 대선주자 캠프는 즉각 회의를 열고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박 전 대표측은 강 대표의 쇄신안 내용을 수용하고 "하루빨리 당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반면, 이 전 시장측은 "이것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당의 내홍이 증폭될지 주목된다.
그는 쇄신안에서 "'후보의 당'이 아닌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당 중심 체제를 확립할 것"이라며 "경선 로드맵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여론조사 반영 문제를 놓고 지지부진한 '경선 룰' 논의와 관련, "후보 대리인들이 참여하고 있는 '당헌당규개정특위'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당 대표가 직접 팔을 걷어 붙이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매듭짓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빠른 시일 내에 대선후보선출관리위원회와 국민검증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며 "여기에는 캠프 상근 인사들은 배제할 것이며 국민 검증위는 외부 인사 위주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내 후보 검증 논란과 관련해 "당 선관위 산하에 '네거티브 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캠프들끼리의 근거 없는 비방과 음해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5월 중순부터 국민검증위 활동에 착수해 대선후보의 신뢰도와 본선 경쟁력을 높이는데 이바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협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서도 "더 이상 캠프가 지나치게 관여해선 안된다"며 "유력후보 추천을 받거나 캠프에 참여한 인사 대신에 참신한 인물들로 조직책을 선정할 것"이라며 시도당 위원장 선거는 대선후보 경선 이후로 미뤄 유력주자들의 세 대결로 인한 당력 소모와 갈등을 최대한 막아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주자들에게 "분열과 반목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당으로 돌아와 소통하기 바란다"고 촉구하고 "당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당헌에 따라 상임고문으로 임명할 것이며 그 이전이라도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캠프에 상근하는 현역의원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당으로 돌려보내기 바란다"고 촉구하고 "캠프 인사들의 무분별한 발언이 논란을 야기하고 당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캠프 입장은 대변인을 통해 일원화하도록 하고 정도를 넘는 음해성 언동의 당사자들은 윤리위에 회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간 '공정경선 정책경선 상생경선' 실천 협약의 체결도 당부했다.
자정 기능 강화와 관련해서는 "비리 연루자는 아예 공천신청을 받지 않고, 특히 당 소속 선출직이 비리를 저질러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면 한나라당은 그 지역 공천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의원에게만 적용되는 재산공개 대상을 모든 당협위원장으로 확대하고, 재산뿐만 아니라 병역과 납세 내역까지 빠른 시일안에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며 당대표 직속 감찰위원회 신설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지방의원들도 상임위 직무와 관련되는 영리활동과 겸직을 금지하도록 하고, 뇌물과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관련자는 기소 즉시 당원권을 정지하고 형이 확정되면 출당시키겠다며 "지금 당장 해당되는 선출 공직자가 있는지 윤리위에서 전면조사하여 바로 조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그는 외부 인사 수혈과 관련해 "국민적 대표성을 지닌 지도자급 인사들을 최고위원으로 모실 것"이라며 "필요하면 지명직 최고위원 정수를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곧바로 핵심 당직 개편을 단행한 뒤 '공정경선결의대회'를 열어 모든 당직자가 중립서약을 하도록 할 것이며 '당 개혁 TF'를 발족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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