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전 청와대 홍보수석)가 2일 정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빗대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한 인터넷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정 전 총장 및 고건 전 총리와 관련해 “그나마 스스로 판단하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두 분을 위해 가장 현명한 판단”이라며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갖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간한 저서 <마법에 걸린 나라>의 내용을 언급하며 자신은 이미 두 사람의 중도포기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두 분은 노무현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일부 언론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인기를 누렸다. 자신이 뭔가 업적을 쌓아서 만든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아닌 사람은 나무지게 지고, 물 길고, 구정물에 손 담그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이런 분들은 다른 사람들이 상 차리고 숫가락까지 놓아주기 전에는 대선출마 결심을 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정치에서 일사분란하게 다 된 밥상을 차려서 후보를 영입하는 일이 가능한가?”
그는 차기 대선과 관련한 예측도 내놨다.
“이번 대선에서도(지난 대선처럼) 지지하는 현역의원이 많지 않은 대선 후보가 유리할 것이다. 선장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현역의원을 많이 거느릴수록 지분정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으며 국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엘리트는 국민의 변화 속도를 못 따라 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에게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탈당한 사람들은 이미 대세의 변수가 될 수 없다. 그렇게 결단력이 없는 정치인들은 잊어버리라”며 “제발 엉뚱한 짓 그만 두고 국민수준 반만이라도 따라가라. 싫다는 민주당에 구걸 그만하고 독자적 생존의 길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그는 “요행에 기대 밖에서 뭔가 기적을 바라는 태도로는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신념과 원칙을 바로 세울 때 국민들이 다시 관심을 가질 것이다. 남은 사람들만이라도 당 재건운동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차례”라며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낯간지러운 이야기지만 한 마디 하는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마법에 걸린 나라>를 읽어보면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답이 다 나와 있습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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